제멋대로 모범택시 시즌2 방영일보다 열혈사 제2드라마가 더 기다려지는 이유를 적어본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으로 순수하게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쓰는 글임을 밝혀나간다.
빈센조도 그랬고 모범택시 1화를 보면서 열혈사제의 속편 대신 충분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촉은 역시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김도기를 연기하는 이재훈의 액션은 뜨거웠다.
통쾌한 사이다 액션물을 원했던 나로서는 김남길의 통쾌한 격투 장면 대신 충분한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 비교
하지만 안타깝게도 배우 이제훈이 대역을 의외로 많이 쓴다는 점과 편집 과정에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영해 몰입을 방해한 일이 벌어졌다.
이때부터 아주 재미있게 보던 감정선이 깨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김도기의 시대에 참여하고 복수대행을 하며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데 자꾸 딴짓을 하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열혈사제 시청률 : 22.0% 모범택시 시청률 : 16.0%
무려 6%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TALK 참가자도 48만명 vs37만명으로 11만명이나 격차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느 드라마와 비교하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축하 인사를 건네며 승리의 한 잔을 할 정도의 성과지만 나로서는 아쉬움이 더 커져갔다.
어쩌면 내가 그리던 극의 톤이나 액션 장면이 열혈 사제 같은 모습을 그려내길 바랐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을 수도 있다.
기준치를 너무 높게 잡아 비교한 결과 그런 점이 없지 않았다.
유퀴즈에 나온 무술감독은 그동안 액션 대역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액션신을 본인이 거의 완벽하게 숙지해 보여준 배우는 김남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이런 이면 코멘터리도 듣고 알고 몇 차례 영상을 되감기듯 다시 돌려봤던 나로서는 대역 논란이 불거졌을 때의 실망감 또한 몇 배는 컸다.
같은 반 학생을 괴롭히는 불량학생에게 정의의 훈계를 가하는 장면만 없었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모범 택시 작가 교체 좌충립
모범택시 시즌1은 10화를 기점으로 오상호 작가에서 이지현 작가로 교체하는 좌충수를 두고 만다.
사회적 문제를 반영한 것을 주인공이 통쾌하게 해결하는 사이다 범죄 오락물로 가고 싶은 작가와 달리 연출 제작진의 입장은 첨예하게 달라 대립하고 말았다.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드라마의 톤을 다소 가볍게 가져가는 건 10회까지 마치고 11회부터 최종화까지는 모범택시를 좀 더 다크하게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열혈사제처럼 너무 통통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다크하지도 않은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드라마를 원했지만 나 같은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 같다.
작가를 교체하는 것은 시청률이 처참하다거나 말도 안 되는 막장 전개로 흐를 때다.
나름 사회적 이슈를 극에 잘 녹여 화제성도 포착하고 시청률도 잘 나온 상황에서 발생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극 초중반도 아니고 이미 10회까지 나온 상황에서 작가 교체는 심했다.
모범택시는 웹툰이 원작에서 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이를 과도하게 개입해 작가의 공간을 망가뜨리는 게 옳았는지 묻고 싶다.
DC 영화 중에 저스티스 리그라는 게 있는데요. 이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해 워너 측과 의견 충돌로 잘리게 됐고, 어벤져스2 감독이었던 조스 웨던으로 교체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팬들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잭 스나이더 컷이라는 버전으로 저스티스리그가 최근 다시 공개된 적이 있었다.
처음에 호흡을 맞춘 사람들끼리, 살해당해도 밥이 되든 끝까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궁금한 이야기 Y를 오랫동안 담당한 PD라 현실적인 사례를 잘 접목시켜 이끌어왔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말 잔인하고 처절한 사회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극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를 끝까지 믿어보면 어땠을까.
이솜과 이재훈 그리고 무지개운수 모두가 마지막 장면으로 다시 등장하며 모범택시 시즌2 방영일이 5년 안에 실현될 것 같은 희망을 선사했다.
이재훈이라는 배우를 처음 보게 된 건 김혜수와 조진웅이 함께 나온 tvN 시그널이라는 드라마에서였다.
수많은 명장면과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단순히 갑자기 튀어나온 배우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번 모범택시라는 작품을 통해 꽃이 만개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열혈사제2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극을 이끌어가는 재미 요소가 많았다는 점이다.
빌런의 등장도 그랬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궁합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김남길 이외 주변에서 무술을 잘하는 파트너들도 다수 등장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러나 모범택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김도기의 원맨쇼로 흘러간다.
뒤에서 서포트해주는 무지개 운수가족이 팀으로 활약하지만 결국 몸으로 치고받고 사이다를 주는 건 김도기다.
뭔가 혼자서 수많은 짐을 싸서 끌고 간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볼썽사나운 감정까지 느꼈다.
반면 열혈사제는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고준, 금새록 등 한 명도 빼놓을 수 없는 주연의 조화가 예술이었다.
범죄 오락물 장르를 만들려면 이렇게 만들라고 기준을 세운 작품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 글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어. 솔직한 감정을 쏟아내는 게 내 블로그 콘셉트니까 어쩔 수 없다.
모범택시 시즌2 방영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5년 내에는 만들어질 전망이다.
시청률 10%만 나와도 됐다는 상황에 16%가 나왔으니 거의 확정이다.
하지만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도 계속 언급했듯이 가능하면 열혈사 제2드라마를 더 기다리고 있으니 먼저 나왔으면 좋겠다.